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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18 우리들의 성장느와르



영화보는것이 유일한 취미인 소심계 고등학생 동도는 비트와 같은 반항아영화를 보며 현실에서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잘나가는 친구들의 와일드한 삶에 대한 동경을 품게된다. 그리고 같은반 일진인 현승과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되면서 현승이 이끄는 무리에 속하게되고 자신이 꿈꾸던 세계로 입문하게되지만, 같은 무리속의 넘버투인 동철로부터는 곱지않은 시선을 받음과 동시에 갈등이 시작된다. 


현승은 어떻게든 이 8명의 친구들을 하나로 모으고 우정을 쌓으려 노력하지만 동철만이 유일하게 같은 무리에 섞이질못하고 친구들을 괴롭히고 다툼을 일삼는다. 동철은 같은 무리속의 연희를 짝사랑하고 열렬히 구애해보지만 연희는 동철의 삐딱하고 악의적인 멘탈에 실망을 거듭하면서 동철을 밀어내게된다. 





불우한 가정환경에 대한 불만과 자괴감으로 동철은 하루가 다르게 폭주를 하게되고 결국 친구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연희를 좋아한다는 오해를 품게되어 동도를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결국 리더인 현승은 이 사실을 알게되어 화가 폭발해 동철을 혼내주려하지만 동철이 새롭게 조직한 패거리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하게된다. 뒤늦게 현승을 쫓아온 동도 역시 마찬가지로 희생양이 되지만 때마침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일단 고등학교 시절은 마무리된다.



1년의 시간이 흐른후 어느겨울, 연희로부터 절교당한 동철은 멀리서 연희를 지켜보는 반백수가 되어있고 한때 타락했던 동철의 형은 이젠 맘을 잡고 식당에서 열심히 일을하며 동철을 대학에 보내기위해 돈을 모으고 있다. 동도는 대학생이 되었고 빌딩소유가 꿈인 현승과 아르바이트로 군고구마장사를 시작하기위해 분주하다.  여전히 변함없는 둘의 우정. 현승과 동도는 눈으로 뒤덮힌 골목길에서 마지막 떨이를 준비하고 이때 멀리서 한명의 남자가 걸어온다. 동철이다. 세사람은 서로를 알아보게되지만 데면데면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동철은 현승과 동도를 외면하고 지나가는데 어느순간 동도가 동철의 이름을 부른다. 돌아보는 동철에게 동도는 마지막 대사를 내뱉는다.


이 영화는 누구나의 고등학교시절에나 있을법한 흔한 이야기이다. 큰 작가적 욕심도 없고 그저 있었을법한 고등학교 시절의 방황을 담백하게 그려간다. 거창한 메세지같은건 딱히 느껴지지 없고 한번쯤은 고등학교 시절을 회상해보고 추억에 젖어보지 않겠나하고 내팔을 툭치며 가볍게 조언해주는듯한 느낌이다.  



나도 역시 고등학교 시절을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지고 때론 오바해서 울컥하기도한다. 대학시절 재밌었고 낭만적이었던 추억들도 많지만 역시 고등학교시절에 비할바는 아니다. 여자도 없고 오로지 남자들밖에 없는 칙칙한 학교생활이었지만 여자들과 어울렸던 대학시절의 화려한 추억들보다 몇배로 애정이 느껴진다. 이유가 뭘까. 그것은 우정과 열정, 에너지와 순수함일것이다. 


18살때의 우정은 계산이 없는 날것 그대로의 감정이었다. 얼굴만 보면 좋고 몇마디하지 않아도 통하고 때론 욕하고 서로 싸우기도 하지만 결국 화해하고 언제 그랬느냐는듯이 다시 어울리고, 부모라는 울타리속에서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다는것 자체가 가장 행복한 놀음이었다. 최소한의 걱정만을 안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나 현실에 대한 책임감이 거의 없이 그저 내일정도만 걱정하는 그러한 환경이 내인생에서 가장 순도높은 청춘을 맛보게 해줌으로써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뇌에 새겨버린것이다. 그 쾌감은 너무도 강렬해서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질 않는다. 지금 내가 이룬 모든것을 포기하고 무일푼으로 그 시절로 돌아가라면 당연히 가는것이다. 청춘은 돈으로 되돌릴 수 없는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