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tc

디아블로2의 기억


일단 디아블로2를 회상하자면 뭐...지금도 그냥 가슴부터 두근두근.
왜 그렇게 빠져버렸던 것이었을까? 
모르겠다. 이유같은게 중요한것도 아니고.
당시 내 생활의 모든것을 올인했던.
한심했지만 후회는 없다.
어쨌든 평생 잊지못할 쾌감을 맛봤으니까.
당시 피씨방의 인간적인 모습과는 아득하게 거리가 멀었던 군상들.
좋게 말하면 전우들, 상식적인 표현으론 폐인들. 
지금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한번씩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

디아블로2의 중독성강한 매력은 물론 게임성때문인게 주원인이겠지만.

개인적으론 유니크 아이템의 그 노리끼리한 색깔(일명 똥색)과
아이템 설명창에서 주루룩 붙어내리는 옵션,

그 비쥬얼이 마치 마약같았다. 일단 그 노리끼리한 색깔은 그 이후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색깔같은 것이 되어버렸고. 그 색깔을 볼때마다 어딘가 고급스럽고 레어한 느낌으로 이미 뇌가 세뇌되어져 버렸다.

아이템 옵션을 설명하는 그 고전적이며 딱딱한 느낌의 파란색깔 폰트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연히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고 가끔씩 떠올릴때마다 왠지 가슴이 뛰고 에너지가 끓어오르는 느낌이다.
주식에 빠져버리면 챠트나 주식시황판을 하루종일 들여다보고 있어도 지겹지 않고,
또 다른 일을 하고 있어도 눈앞에 선하게 그려지듯이 디아블로2의 아이템 옵션폰트는 그러한 중독성이었다. 아이템을 식별할때 주루룩 흘러내리는 옵션의 길이에 따라 희열과 탄식이 교차하지만
아이템의 결과가 어떻든간에 아드레날린의 분비는 굉장했었던 기억이다.

그동안 많은 게임에서 만족스런 쾌감을 찾아보려 애써봤지만 에버퀘스트와 디아블로2만한 쾌감을 
맛본적은 없었고 그러한 점때문에 늘 목이 마른 상태였다.
디아블로3의 강림이 예고되어 있는바.  이제 다시 시작되려고 하고 있다.
십년전만큼 광분할지는 나이를 먹어서 아마도 힘들겠다는 생각이겠지만
예전의 그 순도높고 스케일이 컸던 쾌감에 최대한 근접한 쾌감은 얻을 수 있으리라 믿고 있다.